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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셉의 집 -- 할머니 원장님 (0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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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 군 작성일06-09-14 11:29 조회9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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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양산시 웅상읍의 어느 골짜기를 구비구비 찾아 올라갔다.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을 품은채..

한 모퉁이를 돌아서니 주황색의 아담한 이층집이 양지바른 곳에 앉아있었다.

아하, 여기로구나.

현관문을 살며시 밀고 들어서니 깨끗하고 넓은 거실이 나타났다.

그리고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할머니들이 이방저방에 보였다.

양로원이라면 의례 갖고있던 어둡고 침침한 이미지가 일시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거실,방,부엌 그리고 앞마당 잔디밭과 뒤뜨락... 어느하나 나무랄데 없이 모두가 정갈하다 못해 존경심마저 우러날 지경이었다.

과연 누구의 힘일까?
한참뒤에 산길 저 아래에서 봉고차 한대가 씨근대며 올라왔다.

할머니들 중에 성당에 다니는 분들이 일요일 미사를 드리고 오는 길이란다.

봉고를 언덕위에 주차해놓고 내려오는 운전사를 만났다.

어~?

세상에!

66세의 처녀 원장님!!!

할머니에게서 어떻게 그런 힘이?

운전을 참 잘하신다고 했더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란다. 이 골짜기에 양로원을 짓고 길을 내고 할 때에는 몸소 대형트럭을 몰고 건축자재를 날랐단다.

청년들도 힘들다는 험한 일을 할머니 몸으로 하시다니 ..

사람이 뜻이 있고 의지만 있으면 못할게 없다더니..

작업복 차림에 이마엔 깊은 주름을 한 원장님께 실례지만 지난 날을 좀 여쭈었다.

꽃같은 젊은 시절에 뜻한바 있어 이 길에 들어서서 한 평생을 보내셨다.

그 간의 정신적 고통, 물질적 곤란은 이루 말할수가 없으셨단다.

지금 부양하는 노인들은 돈없는 생활보호 대상자들이고 그 흔한 종교단체, 사회단체의 공식적 지원은 없단다.

그럼 어떻게 운영하느냐고 물으니까, 주위의 뜻있는 분들이 알음알음으로 찾아와서 성금도 내놓고 일도 해주는 덕에 살림을 그럭저럭 꾸려간다고

하며 그 분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눈가에 굵은 주름을 접으면서 웃으셨다.

그 주름살 하나하나에 그녀의 자애로움과 희생정신이 속속들이 자리하고 있는 듯 하였다.

어느 정치인이 그 앞에서 자신이 애국자이며 사회봉사자라고 감히 외칠 수 있을까?

그 날 하루 좋은 일 한답시고 의기양양(?)하게 찾아나섰던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고 왜소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 원장님과 함께 주유소에 들러 난방용 기름을 몇드럼 사드렸다. 기름쿠폰을 받아드시고는 "올겨울은 걱정없으니 추위야

올테면 와라" 하시며 종아 하시는 모습이 아빠한테서 예쁜 인형을 선물받고 깡충깡충 뛰는 소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순박함이 오늘 그녀가 큰 일을 할수있게한 원동력임을 알수 있을것 같았다.

원장님의 장래희망은 나이 더들어 일하기 힘들게 되면 자신이 그 양로원에서 부양을 받는 자리로 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정말 다녀오길 잘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많은 걸 생각하였다.

어두운 세상속에도 밝은 곳이있다.

지금도 그 곳 할머니들의 모습이 눈에 서~언하다.

낯선 방문객이 반가운 나머지 손을 덥석 잡던 주름진 손들...

되돌아올 땐 좀 더 있어주기를 바라던 그 애틋한 눈빛 ...

그 모습들이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들이고

멀리는 바로 나의 모습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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